오늘은 약간 묵은 이야기를 할까 한다.
내가 지금의 습관을 갖게 된 이야기인데 약간의 계기가 있어서 말이다.
오늘 새벽 즉, 어젯밤에 자려고 자기 전 약을 먹고 누워서 유튜브를 잠깐 보았다.
유튜브를 보는 한시간 정도의 시간에 저녁을 부실하게 먹은 나는 배가 고파 먹을 것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순간을 참으면 약을 먹었으니 잘 수 있었지만 약에 취한 채 먹을 것을 찾아 부엌으로 가서 과자란 과자는 다 꺼내서 방에서 먹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나마 제정신이었던 건 시리얼을 먹지 않았던 거 하나였다.
먹기 시작하면서 약은 서서히 깨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예 졸리지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약의 부작용인데..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는 2019년 여름 동네 정신과를 다니면서 수면제 복용이 많아져도 잠이 수월하지 않아 수면 다원검사를 받고자 대학 병원으로 인계가 되었다.
새로운 의사 선생님께 약을 처방받으며 한 달 정도..
밤에 약에 취한 채로 배가 터질때까지 먹고 다음날 아침에는 내가 뭘 먹었는지 조차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여기서 선생님이 한말은 '토하지 않으면 괜찮다'였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선생님을 바꿨어야 하는데 미련했다.
계속 선생님 말을 믿고 대 여섯 달을 다녔고 그 사이 15킬로가 금방 쪘다.
왜냐면 매일 밤마다 먹기 때문에.
위장도 망가지고 식도염도 다시 생기고 얼굴도 붓고 컨디션도 갈수록 엉망이었다.
당시에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출퇴근이 힘들어 택시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힘들었다.
마른 몸이 었던 내가 통통해져 가는 걸 사람들이 다 눈치챌 만큼.
지금도 그때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망가진 뒤에야 대학 병원을 그만두고 다시 동네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같이 한의원을 다니며 컨디션 조절 및 상담을 같이 진행했다.
동네 병원 선생님한테 대학 병원 처방전을 보여주니 식욕을 돋는 약이라 미리 부작용을 고지하고 20대 여성에게는 잘 안 쓰는 약이라고 해서 더 절망이었다.(약의 부작용은 몸이 붓고 신진대사가 떨어져 살이 찌는 것이다.)
그렇게 대학 병원을 그만 다니기 시작하고 10킬로 정도가 빠지면서 원래 몸에 가까워져서 컨디션은 돌아왔지만 원래 아프던 무릎은 더욱 망가졌고 조금만 방심하거나 저녁을 부실하게 먹으면 약에 취한 채로 과자나 시리얼을 들이 붓 듯이 먹는다.
아직도 습관처럼 고생하고 있고 없어질 거라고 생각도 못한다.
큰 병원이라 해서 다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맞는 선생님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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