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 아빠가 없는 틈을 타서 남자 친구와 송편을 만들기로 했다.
남자 친구 퇴근 시간에 맞춰 집 앞 마트 앞에서 만나서 송편 안에 넣을 밤을 소량 사서 집으로 왔다.
송편을 만드는 이유는 반죽을 조물조물하는 게 너무 재밌기 때문이다.
손으로 조물조물 그래서 애기들이 왜 요리 교실을 하는지 알 것 같다.
남자 친구의 말은 "나의 요리 체험 교실"이라고 한다.
내가 쑥송편 반죽을 하고 있었고 남자 친구가 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밤 껍질 까는 것부터 검은콩 설탕 묻힘(?)까지.
나는 반죽을 거의 한 시간 가량 낑낑거렸는데 남자 친구는 소를 준비하고 흰 송편 반죽을 10분도 안 돼서 끝냈다.
이건 불공평하다. 모난 눈을 한 날 남자 친구가 달래 준다. "원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잘하는 거라고".
맞는 말이긴 하다. 내 요리 실력과 경험이 남자 친구한테 쨉도 안되긴 하지.
반죽이 완료돼서 제대로 송편을 빚기 시작하니 금방 뚝딱뚝딱.
송편까지만 다 빚으니 난 이미 정신이 헤롱헤롱 지쳤다.
사실 오늘 계획은 송편, 매작과, 구름빵 만들기였다.
다 빚은 송편을 찜기에 넣고 찌는 과정을 하며 뒤처리를 같이 한다.
90%를 남자 친구가 하긴 했지만.
이런 날 보며 남자 친구는 내 체력을 간과했다고 말하며 설거지를 시작했다.
그리고 빈말이라도 가게 내자는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한다. 하프 타임(6시간)도 못 버틴다고..
덕분에 식탁에 앉아서 좀 쉴 수 있었지만, 회사까지 다녀온 사람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같이 만드니까 재미도 있고 다음 명절엔 뭐 만들까 생각을 해본다.
참고로 밤 송편은 많이 없어서 잘 골라 먹어야 한다.
난 콩이 싫으니까.
< 송편 만들기>
- 쌀가루 1kg, 쑥 가루 100g, 밤, 콩, 깨 설탕 넣고 싶은 만큼 준비한다.
- 콩과 밤은 미리 전날 불려 놓은 것이 좋다.
- 콩과 밤은 따로 냄비에 물이 자작할 정도로 넣어 삶아 준다.
- 잘 삶은 다음 체에 밭쳐 물을 빼고 설탕을 넣어 달달하게 만들어 준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정도)
- 깨 설탕은 1:1 비율로 맞춰서 잘 섞어 준다.
- 흰 송편은 쌀가루 500g, 쑥 송편은 쌀가루 500g+쑥 가루 100g를 채에 걸러 잘 섞어 준다.
- 반죽은 익반죽(뜨거운 물로 하는 반죽)으로 반죽 마무리할 때 부스러기가 안 나오면 반죽 완성이다.
- 이제 소를 잘 넣고 송편을 빚으면 된다.
- 잘 빚은 송편을 찜기에 면포를 깔고 잘 쪄준다. (반죽에 따라 찌는 시간은 변동, 대략 15~20분)
- 따듯하게 잘 익은 송편을 먹으면 된다.!
메리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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